소연의 시인의 마을: 만추

만추 (晩秋)

-김민경

햇살 풀려 내린 언덕에서

무성한 웃음으로

벅차있는 계절이 맨발로 왔다.

바람은

들판을 둘러 푸른 잎새들 키우고

농부새를 이끌어

푸르름으로 빛살이 퍼덕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계절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詩로

때론 노래로

그들만의 言語로 계절을 노래한다.

농부는 봄이 되면 언제나처럼 씨를 뿌린다.

계절을 돌아 가을이 오면

들판을 누렇게 물들인 곡식들

보름달만큼이나 아름다운 晩秋

농부의 추수는 풍성하다.

그러나 우린 준비된 영혼에게

씨를 뿌리고 있지 않다.

굶주린 영혼들은 오늘도

가시밭으로

돌작밭으로

길가에 밭으로 기다리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씨를 뿌리지 않는다.

이 아름다운 추수의 계절에

우린 사계절을 노래할 것이 아니라

영혼에 씨를 뿌려

다가올 그리스도의 계절을 노래해야 한다.

모든 것이 풍성한 이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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