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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4일 | 목회 단상 |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올해 말 텍사스로 이사할 것이 정해진 후 먼저 교회 사무실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삼면으로 둘러싸인 책장의 책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앞으로 꼭 필요한 책 외에는 버리기로 마음 먹고 책들을 추리기 시작했습니다. 신학교 시절과 유학시절에 어렵게 구입한 책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버려야 했습니다. 천국에 가신 아버님은 유난히 책을 사랑하셨는데 그 책들 중에 많은 양의 원서를 제게 물려주셨습니다. 이젠 그 책들도 버려야 했습니다. 7년 전에 교수직을 내려놓으면서 혹시 하면서 가져온 책들도 미련없이 버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일년이 가도 한번 열어보지 않았던 이런 책들을 진작에 정리하고 버려야 했는데 왜 끌어안고 있었는지 후회가 되었습니다. 사무실 책도 문제지만 집에 있는 책과 살림살이 옷들을 정리할 것을 생각하니 17년동안 한 집에서 살았는데 얼마나 버릴 것들이 많이 나올까 겁이 덜컥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필요 없는 것과 버릴 것들이 내 마음엔 얼마나 많이 쌓여있을까 생각이 났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입술로는 고백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작은 일에 속에서 피어오르는 불평들, 하나님보다 사람에게 보이는 일에 열심인 위선, 내게 상처 주었던 이들을 용서한다고 다짐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미움 등등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을까…

한달이 지나면 새해가 옵니다. 버릴 것을 버려야 새 것을 담을 공간도 생깁니다. 필요없고 버려야할 것을 그대로 끌어안고 있으면 주님께서 새해에 우리에게 주시고 싶어하는 것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교제하다보면 주위에 유난히 편한 사람을 만납니다. 가만히 대화해 보면 마음을 많이 비운 사람들입니다. 편안한 사람은 여유가 있기 때문인데, 물질의 여유는 없어도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때를 놓치면, 나중에 저처럼 고생합니다. 아니 이삿짐 뿐 아니라, 우리 인생의 마음에 욕심과 편견과 교만과 이기심 같은 것을 그대로 쌓아두면, 나중이 아닌 지금 고생합니다.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여유있고 자유한 삶을 주님 안에서 풍성히 누리는 휄로쉽 교우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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