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 | 히브리서 3:14 |

2022년 12월 11일 | 목회 단상 | Retire가 아닌 Re-tire

교단 총회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하여 화요일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여서 의자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기상 관계로 탑승이 1시간 지연된다는 것입니다. 1시간이 흘러 약속된 시간이 되자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약자들과 장애우들이 먼저 탑승하고 이어서 일등석 승객들이 비행기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탑승을 중단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비행기 바퀴를 교체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탑승절차를 잠시 멈춘다는 안내였습니다. 그동안 비행기로 여행을 할 때에 날씨나 기체 결함 때문에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퀴를 갈아낀다고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고, 탑승을 기다리던 다른 승객들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저는 창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유학생 시절에는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직접 스페어 타이어를 갈아보기도 했고, 노후된 타이어를 샵에 가서 새 것으로 교체하기도 했지만 비행기 바퀴 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후 까맣고 큰 새 타이어가 운반차량에 실려 왔습니다. 거의 1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탑승이 이어졌고, 결국 2시간이 지연되어서 이륙이 가능했습니다.

뉴저지 공항에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Y 목사님과 감독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게 된 두분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에 “아이구 너무 죄송합니다. 기상관계와 타이어 교체로 두시간이나 늦었네요. 미국생활하면서 비행기 타이어 갈아낀다고 늦어본 것은 처음입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습니다.

그 때 Y 목사님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박 목사님, 그 비행기가 왜 타이어를 갈아낀 줄 아세요? 목사님이 retire하시니까, re-tire 즉 타이어를 다시 갈아끼고 열심히 복음을 위해 사역하시라고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 목사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타이어를 새것으로 갈아끼워서 그랬는지, 착륙할 때 비행기가 아주 사뿐히 내려앉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은퇴(retire)하는 것이 아니고, 오래된 타이어를 갈아끼우는(re-tire)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영광과 복음을 위해 또 달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제 인생 여정이 끝났을 때, 노후된 육신의 장막을 영광스런 부활의 몸으로 갈아입고 찬란하고 빛난 천국의 삶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 경주를 기도로 응원해 주십시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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