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0일 | 목회칼럼 | 2020년 성탄절 유감 (有感)

2020년 성탄절 유감 (有感)

매해 성탄절이 다가오면 옛날 아련한 추억들이 되살아나면서 “요사이 성탄절은 왜 이렇게 감동도 설레임도 없이 지나가는가?”라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옛 어린 시절에는, 일찌감치 성탄카드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다정한 이들에게 보내고, 형들과 뒷산에 올라가서 소나무를 베어다가 이불 솜뭉치를 더덕더덕 붙여 교회 성탄 트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성탄 이브에는 교회당에 모여 선물교환을 시작으로 ‘사치기 사치기 사뽀뽀’를 외치며 게임을 하다가 새벽이 되면, 각 가정에서 주는 선물을 받아담기 위한 자루를 어깨에 메고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고요한 성탄의 정적을 깨우곤 했습니다.

미국에 와서 매해 성탄절이 가까와오면 설레고 기다려지던 그 시절의 성탄을 다시 누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런 저런 행사들을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휄로쉽 목회 첫해에는 새벽송도 돌아보고, 그 다음 해에는 예배당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성탄이브를 함께 보내며 추억의 장터 행사로 교우들과 함께 친교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 2020년 성탄절은 “감동과 설레임도 없이 지나간다고 푸념하던 이전의 성탄절”보다 더 외롭고 초라한 절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성탄전야 축하행사나 성탄 주일예배, 그리고 삼삼오오 목장별로 모여서 떡국을 먹으며 즐겁게 보내던 모든 모임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믿음과 삶도 위축되고 마음도 무감각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성탄절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적어도 약 2000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시작된 성탄절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대면 모임이 어렵고 성도간의 반가운 만남과 교제가 힘들어졌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메시야로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은 우리 모두에게 크고 기쁘고 좋은 소식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매해 있던 성탄절 대면 예배도 못하며, 찬양대의 은혜충만한 칸타타도 없으며, 귀염둥이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재롱순서도 없고, 불우 이웃 초청 잔치를 못 열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합 3:17-18)” 2020년 성탄절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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