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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0일 | 목회칼럼 | 난감한 일 중에도 감사한 제목들


지난 수요일부터 온수가 나오는 것이 좀 약하다고 느껴졌는데 목요일 새벽에 일어나보니 온수가 아예 나오질 않았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와서 보일러를 확인해보니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뉴얼대로 재점화를 여러번 시도해 보았지만 보일러가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랴부랴 집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집주인이 수리공(repairman)에게 연락해 보겠다더니 토요일 오후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토요일까지 사흘동안 샤워도 못하고 어떡하냐고 했더니 자기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집 주인이 가지고 있는 보험으로 커버가 되는 수리공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참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몸도 씻지 않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동네를 한시간 가까이 달려서 몸을 달군 다음에 들어와서 냉수로 샤워를 했습니다. 찬물로 샤워를 하니 온 몸이 얼어붙으면서 불평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필이면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나서 이런 생고생을 해야한단 말인가? 어쩌자고 자기 돈 아끼겠다고 세입자를 이렇게 홀대하는 구두쇠 집주인을 만났단 말인가?”

그런데 갑자기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더니 몇가지 감사할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첫째, 우리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집주인처럼 인색한 분도 아니시고 능력도 제한된 분이 아니신 것이 감사했습니다. 제가 꼭 필요한 것이 있어서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야”라고 응답하신다면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둘째, 마침 안사람이 한국을 방문하러 집을 비웠을 때 보일러가 고장난 것이 감사했습니다. 그래도 집에 남자만 3명이 있었기에 모두들 불편하지만 피트니스 센터나 동네에서 땀을 뺴고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셋째, 이번 주 목회단상 주제가 마땅치 않아서 끙끙거리며 기도하고 있던 차에 주님께서 이렇게 이야깃거리를 주셔서 글을 쓰게 하신 것이 감사한 것입니다. ㅎㅎㅎ

그렇습니다. 우리 삶에는 이렇게 난감한 일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한 때에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랑하는 휄로쉽 가족들이여… 모든 일에 감사합시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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