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7일 | 목회칼럼 | 무서운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

오래된 유머입니다. 알고 계시면 여러분도 저와 같은 쉰세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누구인가? 소방수와 맹인과 쇼핑을 마친 아줌마랍니다. 왜요? 소방수는 물불을 안가리니까. 맹인은 눈에 뵈는게 없으니까. 쇼핑을 마친 아주머니는 볼 장 다 봤으니까.”

그런데 교회에도 아주 무서운 사람이 있답니다. 새벽기도에 안빠지는 집사님과 철저히 십일조하는 권사님과 성경일독 30번 하신 장로님이랍니다. 집사님의 머릿속에는 새벽기도에 빠진 목사님과 장로님들의 빠진 횟수와 날자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답니다. 권사님의 머릿속에는 십일조을 빼먹거나 제대로 하지 않는 교우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 있고요. 성경 30독 하신 장로님 말투에는 성경말씀에 무식한 성도들에 대한 우월감이 넘쳐납니다.

아시스의 성자 프란체스코의 일화입니다. 프란체스코와 제자들이 함께 40일 금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하루를 남겨 놓은 39일째 되던 날 젊은 제자 하나가 금식 후에 먹을 죽을 끓이다가 자기도 모르게 한 숟가락을 입에 떠 넣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함께 금식을 하던 제자들은 눈을 부릅뜨고 그 제자를 노려보았습니다.

그들은 스승 프란체스코가 유혹을 이기지 못한 젊은 제자를 엄하게 꾸짖어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프란체스코는 말없이 수저를 집어 들더니 젊은 제자가 먹었던 죽을 천천히 떠먹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놀란 눈길로 스승을 쳐다보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 프란체스코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우리가 금식하며 기도 훈련을 하는 것은 예수님의 성품을 본받아 서로를 참으며 사랑하며 아끼자는 것입니다. 저 젊은 제자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죽을 떠 먹은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를 정죄하고 배척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지금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굶으면서 서로 미워하고 정죄하는 것보다는 실컷 먹고 사랑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열심과 헌신이 남을 정죄하고 판단하는 의의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휄로쉽 교회에는 그런 무서운 신자가 없겠지요?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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