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3일-목회단상 | 새 도화지를 받고서

새 도화지를 받고서

 

옛날 학창시절에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활동으로 미술반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미술 지도 선생님이 “혜성이 네 그림은 이발소 그림이야”라고 핀잔을 주시는데 마음이 상해서 미술반을 그만두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 미술의 대가이신 모 집사님이나 모 권사님을 뛰어 넘는 한국이 낳은 한 화가의 꿈이 산산히 부서졌던 일생 일대의 사건이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그 당시만해도 지금처럼 종이가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터운 미술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쉽지 않았고 물감이 배어나고 쉽게 퍼지는 얇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까지 제게 간간히 생각나는 어렸을 때에 행복했던 기억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언젠가 저의 아버님이 스프링이 달려 있던 두텁고 하얀 미술도화지를 사오셨을 때입니다. 지금도 새해가 되면 그 때 하얀 도화지를 받았던 때의 설레임과 흥분이 살아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가 올해도 주님께서 주신 2016년 새 도화지를 받아들었습니다. 이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까요? 하루의 승패가 하루를 시작하는 이른 아침에 달려있고, 한 주간의 승패가 한 주를 시작하는 주일에 달려 있듯이, 한 해의 승패 역시 새해를 시작하는 첫 달과 첫 주간에 달려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해동안 새 도화지에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그려야 할 드로잉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술에서 좁은 의미에서 드로잉(drawing)하면 스케치나, 소묘, 또는 밑그림을 뜻하는데 “바탕을 그리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밑그림은 주로 선을 이용해 대상의 형태를 얼추 그려내는 그리기가 되는데 요사이는 그 자체를 작품으로 보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옛날에는 완성된 그림의 중간 단계로 보았습니다.

한해의 완성된 그림 전에 우리가 그리는 밑그림의 기간이 바로 첫달인 1월이 되고 더 좁게 보면 이번 한주동안의 특새가 됩니다.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5일동안의 특새가 시작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특새가 여러분의 한해의 신앙작품을 걸작품으로 그려내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는 복된 시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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