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 시인의 마을 “사랑하며”
사랑하며…
안개로 가리운 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처럼
온갖 초목은 기쁨에 찬 마음으로
찬양하는 성가대처럼
창 앞 전신주에 나란히 앉은 참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마치 조약돌이 보이는 정갈한 시냇물 위에
나래잡고 앉아 햇살에 물 비를 터는
소리와 어울리는 듯.
주신 생명들은 모두 주어진 대로…
가식 없는 표현이 아름다워!
세모가 가까워지면 나는 그리운 벗,
아끼는 교우들에게 “낙엽”만한 카드
한 장으로 내 사랑을 띠우고 싶다.
나, 언제까지? 모르는 떨리는 손으로라도…
모두 사랑한다. 거리에서 눈이 마주쳐도 미소로,
주신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사랑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