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4일 | 목회 단상 |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가 더 아프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인기척이 나서 내다보니 이 장로님께서 교회 현관 앞에 잡초처럼 솟아오른 가죽나무를 제거하고 계셨습니다. 대추나무에 물을 주고 선인장 손질을 해야한다고 하시면서 정원에 있는 대추나무로 향하셨습니다. 도와드릴 것이 없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아무것도 없다고 손사래를 치셔서 사무실로 들어와 몇가지 일을 처리하다가 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장로님은 정원 손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오늘부터 날씨가 100도를 훌쩍 넘는다고 하는데 빨리 일이 끝나도록 도와드려야겠다 싶어서 대추나무에 물을 주던 호스를 정리하고 잘라 놓은 선인장과 나무들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작업용 손장갑을 찾아보았지만 어느 곳에도 없어서 요령껏 해보면 되겠지 하고 시작한 일이 몇번이나 “아~야!”하는 비명을 지르며 손가락에 박힌 긴 선인장 가시를 뽑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선인장과 나뭇가지들을 모두 쓰레기함에 던져 넣은 후 왼쪽 손가락이 욱신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작은 가시들이 손가락 이곳저곳에 박혀 있었습니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급한대로 가시들을 제거하였지만 손가락 몇군데는 계속 욱신거리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가 손에 깊이 박힌 것입니다.

그러다 우리의 삶에 있는 가시가 생각났습니다. 눈에 분명히 드러나는 가시는 오히려 제거하기 쉬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는 빼기도 어렵고 오랫동안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보이지 않는 가시를 안고 아파하는 교우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앓이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9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가을은 평범하고 무탈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가시로 인해 아파하고 남몰래 눈물짓는 형제 자매들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격려하고 위로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참된 위로자 되시고 구원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복음의 그늘진 곳에서 가시로 고통당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전도와 선교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저런 가시를 안고 삽니다. 우리의 치료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서로 힘과 위로가 되는 휄로쉽 가족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