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4일 | 목회칼럼 | 날렵하고 빠른 사슴을 보고서

날렵하고 빠른 사슴을 보고서

건강을 위해 시간을 내어서 찾는 감자산 등산로 (Potato Mountain Trail)에서 아주 드물게 사슴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요사인 등산객에게 익숙해졌는지 제법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하지 않고 늘씬한 자태를 뽐내며 서성이곤 합니다. 그런데 예외없이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면 순식간에 가파른 산등성이를 치고 올라가는데 얼마나 빠른지 ‘우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날렵하고 빠른 사슴을 보면서 문득 이솝우화가 생각났습니다.

숲속의 왕으로 군림하던 사자가 나이가 먹고 병이 들어서 사냥을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심복인 여우에게 사슴을 유인해 오라고 했습니다. 여우는 사슴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사자 왕께서 나이가 들고 병이 나서 늦기 전에 후계자를 찾는다고 하네. 표범은 성질이 못됐고, 호랑이는 너무 잘난척하고, 멧돼지는 게으른데, 사슴 자네는 다리가 늘씬하고 뿔이 멋져서 후계자로 안성맞춤이라 하셨네. 같이 가지 않겠는가?” 사슴은 “그래도 사자 왕이 인물(?) 볼 줄 아는구먼”하고 생각하면서 여우를 따라 사자 굴로 들어갔습니다. 사자는 숨어 기다리다가 사슴을 덮쳤는데 병이 나서  힘이 빠진 덕분에 사슴 귀만 할퀴고 말았습니다. 순간 사슴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갔습니다.

간교한 여우는 화가 나 있는 사슴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자네가 겁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네. 사자가 왕이 될 자네에게 일급 비밀을 귓속말로 알려주려고 한 것인데 자네가 오해하고 그렇게 달아나버렸으니 사자 왕께서 단단히 화가 나서 왕위를 곰에게 물려주겠다고 나보고 곰을 데려오라고 했다네…” 그 이야기를 들은 사슴은 펼쩍 뛰면서 “아니 나한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곰을 왕으로 세우면 어떡하나? 내가 왕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곰이 왕이 되면 곰탱이처럼 미련한 것이 숲을 다스리려고 할테니… 내가 다시 사자를 만나보겠네”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여우를 따라 사자 굴에 재차 들어간 사슴은 다시는 굴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휄로쉽 가족 여러분! 마음이 높아지고 교만해지면 순식간에 마귀의 먹이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도로 주님 앞에 엎드릴 때 교만에서 벗어나 겸손과 온유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기도의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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