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1일 | 목회단상 | 초상집이 잔치집보다 낫다구요?
초상집이 잔치집보다 낫다구요?
지난 주에는 연 이틀동안 두 곳의 장례예배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유가족을 위로하는 예배를 드리던 중에 문득 전도서 7장 2절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왜 전도자 솔로몬은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을까요? 전도자는 그 이유를 초상집에서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라 (롬 12:15)”는 말씀을 따라 우리는 혼인 잔치나 생일 잔치에 참석합니다. 행복한 가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신랑 신부와 함께 기뻐하기도 하며, 생일을 맞이한 사람을 축하하고 그의 앞날을 위해 축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잔치집에서는 마음에 큰 감동을 받는 일은 드뭅니다.
그러나 초상집에서는 한 인생의 종말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떠한 삶이 가장 아름답고 귀한 것인가를 고민하게도 됩니다. 이것이 전도서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에 얻는 지혜’일 것입니다.
물론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격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장례식에서는, 예배에서 선포되는 말씀과 앞서 천국에 간 지인의 삶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내 자신의 삶에 대하여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리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계획 가운데 구원을 받고 사명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하기에, 한 사명자로서 나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가지고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를 늘 고민하고 살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 땅에서의 삶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인생을 어둡게 살아야 한다거나, 염세적 또는 비관적인 자세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정된 시간을 보다 신중하고 밝고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혜로 사는 우리 휄로쉽 교우들이 모두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