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5일 | 목회단상 | 우리를 심으신 오늘의 자리에 충실하십시오
우리를 심으신 오늘의 자리에 충실하십시오
하인리히 3세 (Heinrich III, 1017-1056) 라는 11세기 인물이 있습니다. 1039년에 독일왕이 되었고 7년 후인 1046년에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었던 사람으로 그에게 얽힌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귀족들의 반란과 반목질시와 다툼으로 어수선한 왕궁 생활에 대해 깊은 회의와 허무감을 느끼고 있던 하인리히 3세가 수도사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독일의 유명한 수도원을 찾아가 수도원장에게 자신이 수도사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인리히 3세의 이야기를 듣던 수도원장은 그가 수도사가 되려는 동기가 바르지 않다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폐하, 수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켜야할 아주 엄격한 규율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입니다. 수도사가 되시려면 폐하도 이 규율을 지키셔야 합니다. 정말 하나님의 어떠한 명령에도 꼭 지킬 수 있습니까?” 그러자 왕은 대답했습니다. “여부가 있겠소!”
수도원장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우리 수도원에서 뜻하는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이 수도원장인 저와 이 수도원에서 여러가지를 훈련하는 모든 스승들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명령에도 절대적으로 순종하셔야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까?” 왕이 대답했습니다. “알겠소이다. 그렇게 하겠소이다.”
조금 뜸을 들이던 수도원장이 말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수도원장으로 첫 번째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폐하는 왕궁으로 돌아가셔서 왕으로서 백성 다스리는 정치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하인리히 3세는 황당해하며 별 수 없이 왕궁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힘들고 피곤해질 때, 우리는 그 자리를 피해보려고 합니다. 하인리히 3세가 수도원으로 들어가면 모든 것을 잊고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오늘 우리의 이 자리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나를 심으신 사명의 장소에서 최선을 다하는 순종의 삶이 사랑하는 우리 지체들을 향한 주님의 뜻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