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22일-남가주휄로쉽교회 목회단상 |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유태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제1차와 2차 세계 대전 시대를 살면서 당시 많은 지식인들을 매료시켰던 막스주의에 빠져서 열렬한 공산주의자가 됩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엄청난 괴리를 경험하면서 그는 공산당을 탈퇴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신념을 추구하다가 독일 히틀러의 추종자가 됩니다. 히틀러의 세계 경영 철학이 그를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광신적인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독일을 탈출하여 뉴질랜드로 망명을 합니다.
그는 망명지에서 자신의 경험을 뒤돌아보며 책을 쓰는데 이 책 이름이 ‘열린 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입니다. 그리고 이 저서의 저자가 칼 포퍼(Karl Popper, 1902-1994)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 하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고 주장할 때 그것이 타당성을 지니려면 자기 스스로가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를 가질 때에 비로소 우리는 생각의 개방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내가 틀릴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어야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방이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해 줘도 절대로 귀를 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독선적인 사람이 되고 스스로 마음을 닫고 자기만의 갇힌 세계를 살게 되는 것입니다.
사순절의 다섯째 주를 지나고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고난과 발자취를 묵상하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당시에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이 절대로 틀리지 않았으며 틀릴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었습니다. 저는 혹시 이 사순절을 보내면서 저와 우리 지체들 중에 이렇게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사고를 가지고 믿음생활하는 분은 없는가 질문해 봅니다. 사랑하는 휄로쉽 가족 여러분! 저나 여러분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고의 여유와 열린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주위의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은혜의 한 주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