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인의 기질을 가리켜 ‘은근과 끈기’로 이야기합니다. 생각이 깊고 참을성이 많아 어려움을 겪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민족성을 예찬하는 단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뜸 들이기와 군불 때기’에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밥을 눅실눅실 재우는 동안 군불 지펴 방을 따뜻하게 함이 바로 어려움을 이겨 냈던 선인들의 여유였습니다. 이는 우리 한국인의 참고 기다리는 지혜와 힘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삶의 모습들입니다.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서는 뜸을 잘 들여야 합니다. 강력한 화력만으로 밥을 하다가는 3층 밥이 되기 십상입니다. 꺼질 듯 말 듯한 약한 불과 꼭 필요한 기다림의 시간이 바로 밥맛을 만드는 것입니다. 밥을 익게 하는 것은 강력한 불이지만 맛을 창조하는 것은 바로 뜸입니다. 우리 신앙의 삶에도 이렇게 뜸 들이는 영성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고 급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도무지 뜸 들일 줄 모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말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삶은 뜸 들이는 삶입니다. 성경에 보면 기다림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믿음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약속의 말씀이 주어졌지만 그 말씀이 내 삶에 나타나지 않고 말씀과 현실 사이에서 벽이 있을 때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믿음이요 기다림이요 뜸 들이는 영성입니다.
사랑하는 휄로쉽 교우 여러분! 삶이 힘드십니까? 조여오는 환경적인 압박으로 낙심이 되십니까? 참고 기다렸는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짜증나십니까? 아무리 답답하고 급해도 솥뚜껑을 자꾸 열어보면 밥만 설익을 뿐입니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십시오. 지금은 마지막으로 뜸을 들일 때입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여기서 그냥 주저 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참 믿음의 삶에는 소망과 인내를 가지고 잔잔한 기도의 영성으로 마지막 뜸을 들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