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1일 | 목회 단상 | 우물 안 개구리
14만 마일 가까이 달린 소타나 차가 약 1년 전부터 페인트 문제부터 시작하여, 엔진 문제 등이 불거지더니 급기야는 트렌스 미션 문제까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신호등에 멈추어 섰다가, 스스로 엔진이 꺼지는 일을 몇번 겪고 나서 이번에 공장에서 나오면 더 큰 말썽을 부리기 전에 매각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까운 게 하나 있습니다. 이 차는 에어컨 성능이 너무 좋아서 뜨거운 캘리포니아 여름에도 냉동실 같이 시원한 실내 공기를 유지해 주는 차입니다. 그러면서 자동차 에어컨에 얽힌 오래 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1988년 유학생활을 시작하면서 1,000불을 주고 8기통짜리 썬더버드라는 차를 샀습니다. 그런데 겨울에 구입하다보니 에어컨이 고장난 줄 모르고 지내다, 여름이 되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어컨 없는 자동차를 타고 2시간 30분의 거리를 오가며 주말 목회를 하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스탁빌 교회 유학생 집사님 두분이 에어컨 부품을 폐차장에서 구입하여 하루 종일 수리하여 고쳐 주셨습니다.
그 이후 여름마다 프리언 개스 (Freon Gas)를 구입하여 보충하면서 차를 잘 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에어컨에 주입하는 프리언 개스를 작은 통으로 판매하여 소비자들이 필요한 만큼 사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라피엣 교회에서 목회할 때입니다. 한 집사님이 친교시간에 본인 차에 에어컨 작동이 잘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집사님 차에 아마 프리언 개스가 떨어졌나봅니다. 저에게 기구가 있으니 프리언 개스 두통만 사오세요. 제가 넣어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다른 집사님이 의아하다는 듯이 말합니다. “그 차는 2년이 안된 차인데 프리언 개스가 모자라는 건 아닐 겁니다. 다른 문제 같은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모든 차는 매해마다 프리언 개스를 넣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 구입한 후 7년이 지나도록 개스 한번 보충하지 않고도 에어컨이 팡팡 터지는 소나타를 타면서, 그 때 생각으로 빙긋이 웃음이 나왔습니다. “내가 참 무식이 충만한 목사였지…”
사랑하는 휄로쉽 가족 여러분! 혹시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면서 유익한 지식과 좋은 정보에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의 제한된 경험에 갇혀서, 광대하신 하나님의 능력에 마음을 닫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렇습니다. 이제 좀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주님을 향하는 여름의 끝자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