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7일 | 목회칼럼 | 땅에 있는 장막 집이 무너지면

땅에 있는 장막 집이 무너지면

지난 토요일에 교회 부엌 냉장고가 고장이 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기술자가 와서 보더니 압축기(Compressor)에 문제가 있는데, 공장에서 나온지 12년이 된 냉장고라 수명이 다 되었다는 것입니다. 엊그제 화요일에는 저희 집 벽 안의 수도관 파이프가 새어서 마루가 젖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이 보낸 배관공이 와서 하는 말이 집이 노후가 되어서 수도관 파이프 여러 군데가 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노화되는 것은 냉장고나 수도관 뿐이 아닙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몇년 전부터 갑자기 잘 보이던 컴퓨터 글씨가 흐려지더니, 밤에 운전이 어려울 정도로 주행선이 두세겹으로 겹치는 난시 현상이 생겼습니다. 지난 주에는 새벽기도 인도를 위해 예배당 출입문으로 들어와서 알람 푸는 것을 깜빡 잊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 올라와 계속 울려대는 알람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느 집이 저렇게 알람을 끄지 않고 있나 의아해 한 적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목사님 얼굴이 동안(童顔)입니다, 젊어보입니다”는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흐뭇해하다 결국은 내가 나이들었다는 이야기구나 깨닫고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사이 교회 어르신들 가운데 이런저런 건강의 문제로 기도부탁을 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세 탓도 있지만, 팬데믹 동안 운동을 못하다보니 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현상을 몸으로 느낄 때, 믿음을 가진 우리와 일반 세상사람들 사이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거기에 대한 해답을 고린도후서 4장 16절에서 찾아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 신앙인에게 늙어간다는 것은 낙심의 이유가 아니라 소망의 이유이며, 퇴락이 아닌 성숙을 의미합니다.
그래선지 저희 교회 어르신들 중에는 머리에 내려앉은 흰서리가 기품있게 보이고, 주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섬김이 숙성된 포도주처럼 깊고 그윽한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고린도후서 5장 1절의 말씀 곧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는 고백이 우리 모두의 소망과 간증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0 Comments

Add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