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6일 | 목회칼럼 |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거의 40년 전 이야기입니다. 교육전도사로 섬기면서 대학원 진학을 놓고 “계속 신학을 하여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야 하나 아니면 군에 입대하여 인생의 다른 길을 선택해야하나?”라는 질문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입니다. 제가 선뜻 신학의 길로 들어서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야고보서 3장 1-2절 말씀이 제 마음에 큰 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사실 저는 말이 많은 편이고 성격도 다혈질이라서 말이 급한 편이기도 합니다. 주위의 말수가 적은 목회자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에게 일어난 한 사건이 주님의 강력한 부르심으로 이해되어 신학대학원을 진학하게 되었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0년 목회의 길을 돌이켜 볼 때 주님 앞에 너무 부끄럽고 또한 그동안 믿음 안에서 만난 수많은 분들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무심코 뱉은 말이, 어떤 때는 농담삼아 건넨 말이, 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친하고 편한 사이라고 생각없이 던진 말이 형제와 자매의 마음에 깊은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사역의 여정이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주님 앞에 결산해야 할 때를 생각하며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해인 시인의 [말을 위한 기도]라는 시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그동안 저의 말로 인하여 상처와 신앙의 쓴뿌리를 갖게 되신 믿음의 식구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 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디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린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과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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