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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3일 | 목회단상 | 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얼마전 교역자들 모임에 참석하였다가 식사 시간이 되었는데 “박 목사님 빨리 앞에 서세요. 그래야 우리가 먹지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어허~ 내가 벌써 이런 대접을 받을 나이가 되었나?”

그러고보니 언제부턴가 교단 모임이나 교역자 협의회 모임에서도 앞쪽에 서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있었던 인랜드 부활절 연합 새벽예배에서 이 염려가 새삼 확인되어 버렸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교우들이 “우리 목사님이 제일 키가 크다… 아니 인물이 제일 좋다 (이 주장은 객관적 근거는 없지만 제가 설정한 기준으로 일단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ㅎㅎ) 등등….” 우스개 대화를 하고 있는데 그날 참석한 인랜드 목회자들 중에서 제가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것이 밝혀져 버린 것입니다.

27세에 목사 안수를 받고 군목으로 재직할 당시에 “주여 강단에 선 어린 종에게 성령으로 능력을 부어 주소서”라는 대표 기도자 소리가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는 “주여 젊은 종에게 능력을 부어 주소서”라는 기도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런 마음이 이젠 내가 정말 나이 들은 증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덜컥 겁이 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친구 목사가 암으로 고생하다가 몇해 전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갔는가 하면, 아내와 같은 또래의 권사님이 중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친구 목사들이 전에는 아프다고 해도 감기 몸살 정도였는데 이젠 아프다 하면 아주 큰 중병에 걸리는 소식을 듣게 되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이런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주님! 주께서 부르실 때까지 눈이 흐리지 않게 하시고 기력이 쇠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의 양떼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잘 인도하다가 어느날 저녁 ‘오늘은 주님이 많이 보고 싶다’고 환한 얼굴로 소망의 기도를 드린 후에 홀연히 주 앞에 서는 은혜를 저에게 허락하옵소서.”

그렇습니다. 휄로쉽 가족 모두가 시간의 도도한 흐름 앞에서 좀더 겸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오늘을 사는 교우들로 말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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