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4일 | 목회단상 | 오지랖 넓은 성탄절 되게 하소서

오지랖 넓은 성탄절 되게 하소서

발뒤꿈치 통증으로 인해 산행을 여러 주동안 못했더니 얼굴이 넓어지고 몸무게가 늘어서 지난 주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다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월요일 오후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였을 때, 다른 등산객이 막 도착을 하고 있었는데 차 앞에서 연기가 모락모락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후드를 열어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곧장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등산화로 갈아 신으면서 그 차를 보니 계속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혹시 저러다가 과열되어서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어서 지켜보았더니 연기가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빨리 어두워지기 때문에 경사진 지름길로 산행을 하고 바삐 내려오는 길에, 정상적인 코스로 감자산 (Potato Mountain)을 오르던 그 등산객을 만났습니다. ‘하이’하며 인사하고 스쳐 지나가는데, “저 친구가 그 차를 타고 내려가다가 엔진이 다시 과열되면 낭패를 당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한편에서 “괜히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고 어둡기 전에 빨리 산을 내려가야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몇걸음을 내려오는데 제 마음에 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혜성아 네가 귀찮다고 그냥 내려갔다가 저 사람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걸음을 멈추고 정상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고 있던 그 사람을 큰 소리로 불러 세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뒤돌아선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 차 라디에이터에 물이 부족한 것 같은데, 이따 내려갈 때 라디에이터에 물을 꼭 보충하고 운전하세요”

그 이가 얼굴을 활짝 펴고 감사해하며 “틀림없이 그러겠노라 (Surely I do)”고 대답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한 저는 그 사람 차에 물이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마침 저에게 있던 물 2병을 그 차에 올려놓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어두워진 산길을 차를 몰고 내려오면서, 누군가 날 보면 “별 오지랖 넓은 사람 다 보겠네”라고 핀잔을 주겠지만 그래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 돌봄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성탄절은 다른 사람에게 핀잔을 들어도 조금은 오지랖이 넓은 사랑과 돌봄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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