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이라는 국수집
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엔
'옛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허름한 국수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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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탁자는 4개뿐인...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뭉근하게 멸치국물을 우려내
그 멸치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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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게 국수 값은 2,000원에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준다.
몇 년 전에 이 집이 SBS TV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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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15년 전 사기를 당해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렸다.
용산 역 앞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한 끼를 구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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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다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려 불 질러 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할머니네 국수집에까지 가게 된 사내는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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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아갔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다.
두 그릇치를 퍼 넣은 그는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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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
그 한 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버렸다.
-작은 것에 큰 사랑을 얻어가는 글 중에서 -
단 한 사람이 베푼 작은 온정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던 한 사람을 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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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마음이 이처럼 따뜻함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될까요?
온가족들과 한자리에 앉아서 두런 두런 이야기 꽃을
피울때 우리 주위에는 또 이렇게 가슴아파 눈물을
흘리며 지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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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뒤돌아 보면 손잡아 주고 싶어 지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생각하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하다는걸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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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 도란 피어난 꽃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며 더 큰 미소를 담고 오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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