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 ??????

작성자
이 장우
작성일
2014-05-05 09:28
조회
1326
엄마의 밥상
 
친정엄마는버젓한학력은없지만모르는없는 '박사'였다.
없는살림에별식으로마련한계란말이에서파를골라내고있는중학생딸에게
"파를먹어야머리가좋아진다"나무라셨다. 편도선이퉁퉁부어밥상을물리는자식입에
엄마는된장엷게풀어미음을숟갈밀어넣으며허풍을떠셨다.
"두고봐라. 아침엔거뜬할테니. 된장이나쁜병균을녹여버린다."
엄마가해준밥상을받으면신기하게도밥이꿀떡꿀떡넘어가고힘이쑥쑥났다.

오른쪽 방향 검은색 삼각형아들감기잦은것이당신이부실하게먹인탓인가싶었던지

엄마는곗돈타던비싸다는지리산토종꿀부터구했다.
저민생강에꿀을듬뿍버무려아침저녁으로달여먹인아들은몰라보게건강해졌다.
아들이결혼해서도도통살이붙지않아전전긍긍하던칠순노인네는
아들이좋아하는생김치, 장조림, 코다리강정을들고기별도없이상경해서며느리를기함하게했다.
오른쪽 방향 검은색 삼각형이청준소설 '눈길'에도고집스러운 '어미의밥상'등장한다.
대처에나가공부하다술버릇사나운형이전답과선산, 살던집까지팔아넘겼다는소식에
고향으로달려온아들에게어머니는시치미를뗀다.
집주인허락을받고이제나저제나아들이찾아올까제집인먼지를털고걸레질을해온노인이었다.
남의집에서나마더운밥해먹이고하룻밤따뜻이재운어머니는장터차부에서아들을배웅하고
내린산길을걸어돌아오면서흐느낀다. "자석아, 자석아, 부디몸이나성히지내거라."

오른쪽 방향 검은색 삼각형세월호참사로실종된자식을여태찾지못해가슴이숯덩이가부모들이

진도팽목항부둣가에 '밥상'차렸다.
위에는아이들좋아하던피자와치킨, 콜라도올랐다.
시신이바뀌어주인없는빈소를지키던엄마는
"애가소식없는내가차린음식이아니어선가싶어서…"라며
영정음식을치우고직접차렸다.
다른엄마는 "우리아들배고프지?" 하며숟가락에밥을수북이담아바다에뿌렸다.
엄마들이차린밥상의숟가락은언제나사발에꽂혀있지않고옆에놓여있다.
아이들이나타나 "배고파" 것만같아서다.
오른쪽 방향 검은색 삼각형'이럴알았으면떠나던아침얼큰한콩나물국에따뜻한밥이라도말아먹여보낼것을.
좋아하는감자튀김도실컷먹게해줄것을….' 엄마의밥상은그냥밥상이아니다.
사랑이자눈물이고소망이다. 서럽도록푸르게출렁이는바다앞에덩그러니차려진밥상,
속에담긴엄마의염원이무심한하늘저곳에도닿았으면좋겠다.
 
김윤덕 / 논설위원·문화부 차장 [만물상]
<조선일보>
2014. 05. 03
 
전체 0

One Comment

Add a Comment